안개 낀 비 속에 얼룩덜룩한 너의 등이 점차 빗속에 사라져 가던 내 눈은 금세 눈물로 맑아졌고, 나는 그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흘리고 있었다. 언제쯤 설지 알 수 있다 등은 점점 휘어지고, 언제인지는 몰라, 너의 검은 머리는 언제인지, 깨끗한 신발과 양말은 얼룩으로 뒤덮여 있다. 비 속에 우산은 점점 사라져 가는데, 그 큰 비는 이미 늙어버린 너와 약한 우산을 침식시키고 있다. 잠시나마 생각이 난다. 그때 네가 나를 지켜줬던 것처럼 나도 너를 지켜주고 싶다. 세상 끝날까지, 영원히.